
오랫동안 당뇨약으로 사용되어 온 GLP-1 계열 약들이 용량을 올렸더니 비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위고비를 시작으로 삭센다, 마운자로 등 서로 다른 제약회사에서 여러가지 주사형 비만 치료제를 출시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부작용 없이 최소 10~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GLP-1 계열 치료제로 인해 라이프 스타일 치료의 혁신이 시작될거라는 예측이 있었죠. 그러나 그동안 아무래도 주사 치료제라는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꺼렸고, 그래서 비만약을 개발하는 빅파마들은 한동안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축적되어 올 초에 두 가지 경구 치료제가 출시 되었습니다.

하나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Pill' 입니다. 25mg과 50mg 둘 모두 임상 시험을 실시했는데, 50mg에서는 평균적으로 15%, 25mg은 대략 13~14%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용량이 두 배가 되어도 체중 감량 효과 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부작용만 늘어나서 현재는 25mg 용량만 허가가 난 상태입니다. 이 약은 고분자 펩타이드 형태 (즉 아미노산 -> 펩타이드 -> 단백질의 그 펩타이드) 라서 복용법이 꽤 까다롭습니다. 우선 최적의 효과를 보려면 이 약을 복용하기 전 최소 8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복용하고 나서도 30분~1시간은 물 외에 다른 그 어떤 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아야 하죠. 위장운동이 시작되는 순간 바로 위장액이 이 약을 소화시켜버릴 수 있으니까요.

또 하나는 일라이 릴리의 '파운다요(Foundayo)' 입니다. 이 약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펩타이드가 아니라 타이레놀이나 마이신 항생제 약처럼 저분자 화합물입니다. 그래서 우선 복용법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 약처럼 식후 복용하면 되고, 이론적으로 물이나 식사 등에 방해를 받지 않습니다. (물론 그래도 더 나은 효과를 위해선 공복을 유지하는 게 좋겠죠.) 임상시험에서는 용량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11~12%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해석에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모든 사람이 위고비필을 먹었을 때 13~14% 체중이 감량되고 파운다요를 먹었을때 11~12%가 감량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통계 해석은 늘 주의가 필요한데, 실제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 역시 감량 효과가 들쭉날쭉 합니다. 한자리수 %에서 20%넘어가는 경우도 있죠. 다만 평균치를 내보니 그 정도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약을 복용하게 될 '아무개씨'가 이 약들을 먹었을 때 어떤 약이 더 잘 들을거라고 확신하기도 힘들고, 얼마나 빠질지 예측도 어렵습니다. 그냥 대충 10%이상 빠지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실제로 대조군 (즉 가짜 약을 먹은 집단) 역시 2~3% 내외로 체중이 감량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순수한 약만의 효과는 둘 다 평균 10% 조금 넘게, 그리고 위고비필이 조금 더 효과가 좋을지도?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파운다요가 복용법에 있어서도 압도적으로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릴리 측에서도 바로 이 점을 강조해서 마케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조금 의심스러운게, 거의 모든 약은 이론적으로는 아무때나 먹어도 좋지만 공복에 먹을 때 효과가 제일 좋기 때문이죠. 소화기와 관련된 약은 더더욱 그럴테구요. 그러니 이론이 그렇다 해도 파운다요 역시 공복 원칙을 지키며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훨씬 좋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결론을 말하자면 이 두 약 모두 현재로서는 어느게 훨씬 낫다 뛰어나다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한심한 대답일 수 있겠지만 '먹어봐야 안다' 라는 대답밖에 현재로서는 할 수 없습니다. 한동안 '어? 내가 먹어보니 위고비 필보다 파운다요가 더 효과가 좋던데?' '아니 주변 사람들 보니까 위고비 필이 훨씬 더 효과가 좋던데?' '난 둘 다 효과가 별로던데..10% 안돼..' 라는 등등의 말이 돌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은 이런 결과들 모두 이미 임상 시험에서도 다 나온 결과들이기 때문이죠. 노보노디스크나 일라이 릴리 모두 자기네 약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다른 마케팅 전략을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전략을 쓰든, 일단은 '먹어봐야 안다' 라는 팩트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한국의 케어젠이란 회사에서 '코글루타이드' 라는 경구용 비만 건기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 역시 GLP-1 계열 비만 치료 효과를 가진 약이라고 해당 기업은 주장하고 있죠. 다만 건기식은 약과 달리 안전성만 통과하면 간단한 효능 실험 입증 자료만 제출한 경우 바로 허가가 나기 때문에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해당 기업의 주장대로 처방 없이 일반 건기식이나 영양제처럼 먹기만 했는데도 드라마틱하게 체중이 감량되었다면, 그동안 전세계 빅파마는 대체 뭘 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 수 있겠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뭐 생각보다 GLP-1 계열 약 성분이 건기식으로 먹어도 충분할 만큼 별 거 없더라 라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문서를 찾아보면 아직은 이 성분인 korglutide에 대해 찾아보기 힘든데, 인도에서 발간한 어떤 문서에 (해당 건기식이 인도에 먼저 팔리고 있는듯 합니다) 해당 건기식의 임상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고 비만이 아닌 정상인만을 대상으로 불완전하게 실시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비만약 치료제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이 약의 효과가 단순히 살을 뺀다 수준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GLP-1 작용점 (해당 성분이 작용하는 세포 수용체들)이 어디부터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생각보다 뇌와 췌장 등을 비롯해 온갖 곳에 퍼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각각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비만약이 의외로 다양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점쳐지고 있죠. 특히 정신 건강 측면에서 아직은 상반된 결과들을 나타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정신 건강이 좋아지고 어떤 사람은 나빠지고),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하네요. 먹는 것과 비만, 정신건강 사이의 관련성이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만약은 정신 건강을 탐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약으로 보입니다.
REFERENCES
위고비 필 임상시험 결과(50mg) :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3)01185-6/abstract
파운다요 임상시험 결과 : https://www.nejm.org/doi/10.1056/NEJMoa2511774
https://www.ema.europa.eu/en/news/first-oral-glp-1-treatment-weight-management
https://www.wegovy.com/obesity/is-wegovy-right-for-me/wegovy-pill-results.html#study-details
https://www.drugs.com/foundayo.html
Korglutide 관련 인도 문서 : https://www.researchgate.net/profile/Varsha-Narayanan/publication/402865456_The_Indian_Practitioner_Editorials_-_April_2025-March_2026/links/69bccbdb0df0500feff80524/The-Indian-Practitioner-Editorials-April-2025-March-2026.pdf
Korglutide 관련 기사 : https://dailypharm.com/user/news/2783
Pierret ACS, Mizuno Y, Saunders P, et al. Glucagon-Like Peptide 1 Receptor Agonists and Mental Health: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Psychiatry. 2025;82(7):643–653. doi:10.1001/jamapsychiatry.2025.0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