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에서 e, ln, 지수함수를 다 배우지만 — e가 대체 무엇인지는 계산기 버튼으로만 안다. 그 정체는 놀랍도록 단순하다: 미분해도 변하지 않는 수.
함수를 미분해보자. x² → 2x, sin x → cos x, x³ → 3x² — 다들 다른 함수로 변한다. 그런데 질문 하나: 미분해도 자기 자신이 그대로 나오는 함수가 있을까?
답은 ex다. d/dx eˣ = eˣ. 이것이 e의 진짜 정체다. e≈2.718이라는 숫자가 먼저 있는 게 아니라 — "미분해도 안 변하는 함수"라는 성질이 먼저 있고, 그 함수의 밑이 e다.
지수함수 aˣ를 미분하면 항상 "자기 자신 곱하기 어떤 상수" 꼴이 된다. 이유는 a^(x+h) = aˣ·aʰ 라서:
이 상수 k는 밑 a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 k가 정확히 1이 되는 밑, 그게 바로 e다. 아래에서 직접 밑을 움직여 확인해보라.
정리하면 — e는 "미분할 때 앞에 붙는 상수가 1이 되는(그래서 자기 자신이 그대로 나오는) 밑"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숫자가 아니라, "미분해도 안 변하려면 밑이 얼마여야 하는가"의 답이 2.71828…인 것이다.
"덧셈을 곱셈으로 바꾸는 함수" h(a)·h(b) = C·h(a+b)를 생각하자. (정규분포 유도에서 만난 바로 그 방정식이다.) 이 방정식을 미분하면:
"변화율이 자기 값에 비례"가 나왔다. 그리고 h' = kh를 만족하는 함수는 지수함수뿐이다 — h(a) = C·e^(ka). 왜냐면 e가 애초에 "미분해도 자기 자신"이 되게 정의된 유일한 밑이니까.
17세기 야코프 베르누이가 복리를 계산하다 e를 발견했다. 따라가보자.
은행에 100원을 넣는다. 연이자 100%(계산이 깔끔하도록). 이자를 1년에 n번 나눠 복리로 주면 100·(1+1/n)ⁿ이 된다.
더 자주 줄수록 커진다 — 중간에 붙은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그럼 무한히 자주 주면 무한대가 될까? 아니다. 아래에서 n을 늘려보라.
복리는 "현재 금액에 비례해 이자가 붙는" 것이다. 무한히 쪼개면 — "매 순간 현재 값에 비례해 자란다"가 되고, 그것은 곧 변화율 = 자기 값, 즉 f' = f다. 연속 복리와 자기자신 미분은 같은 현상이다. 그래서 두 정의는 같은 e를 가리킨다 — 다음 파트에서 이걸 수학적으로 증명한다.
직관적으로 "같은 느낌"인 두 정의 — 극한 e=lim(1+1/n)ⁿ 과 미분 eˣ'=eˣ — 가 진짜 같은 수임을 양방향으로 증명한다. 카드를 따라 읽어보라.
연 x를 무한 복리로 준 함수 E(x)=lim(n→∞)(1+x/n)ⁿ로 두자 (x=1이면 e). 이게 정말 미분해도 자기 자신인지 보이면 두 정의가 만난다.
1단계 — 지수 성질 E(x)·E(y)=E(x+y):
괄호 안 = 1 + (x+y)/n + xy/n². n이 커지면 xy/n² 항이 (x+y)/n 보다 빨리 0으로 죽는다(n² 분모). 그래서:
2단계 — 미분: E(x+h)=E(x)E(h)를 쓰면
3단계 — 핵심 극한 = 1: 이항전개하면
(여기서도 n², n³… 분모가 붙은 고차항들이 극한에서 죽어 1+h만 남는다.) 따라서 [E(h)−1]/h = 1+(h이상) → 1 (h→0).
이번엔 반대로. eˣ'=eˣ에서 역함수 ln의 미분:
이를 x=1에서 미분의 정의로 쓰면 (ln 1 = 0):
로그 성질로 1/h를 지수로 올리고, exp를 씌우면:
h=1/n 치환하면 (h→0 ⇔ n→∞):
두 증명을 관통하는 핵심:
· 방향 1의 3단계: 작은 h에서 E(h) ≈ 1+h
· 방향 2: 작은 h에서 ln(1+h) ≈ h
이 둘은 역함수 관계로 같은 말이다. 의미: e를 밑으로 할 때만 "지수함수가 원점에서 기울기 정확히 1로 출발"한다. (2ˣ는 0.693, 3ˣ는 1.099로 출발; eˣ만 정확히 1 — Part 1에서 본 그것!)
"변화율이 자기 값에 비례" = "현재 값에 비례해 변하는" 모든 것. 그것이 있는 곳엔 늘 e가 있다.
e와 지수함수는 "변화율이 자기 자신에 비례한다"는 단 하나의 성질에서 나왔다. 복리에서 발견됐고, 미분의 언어로 정의됐으며 — 그 둘은 같은 수다. 그리고 정규분포의 종 모양에도, 바로 이 e가 있다.